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대결을 놓고 많은 얘기들이 나오는데(사실 자신들의 홍보나 대전료 수준에 비해 흥행이 별로고 임박할때까지 안달나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냥 저급한 엔터테인먼트이자 세기의 양아치쇼라고 생각하는 이유 몇가지..

대단한 철인 3종경기 선수가 마찬가지로 대단한 육상, 수영, 자전거 선수에게 깝치나? 오히려 상호 존중하고 영역과 특성,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굳이 비교를 하려고 하더라도 개별 종목 선수들과의 승부는 어불성설인거고..그런데 종합격투기선수가 전설의 복서(은퇴상태라고 보기도 어려운)에게 복싱룰로 붙는다는건, 격투기선수들의 투쟁심으로 포장하기엔 본인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면 무리라는걸 인정할거야.

메이웨더는 이룬 업적에 비해 저평가 되는 대표적인 선수인데 거기엔 두 가지의 큰 이유가 있지. 하나는 철저한 아웃복싱 기반의 카운터를 노리는 재미없는 게임(확실한 본인의 능력으로 만드는 이기는 게임임에도)을 한다는 것과 너무 대놓고 돈을 추구한다는 것. 앞의 이유는 룰을 어기는 것도 아니고 스타일이기 때문에 호불호의 문제지 폄하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니까 패스. 돈을 추구하는 것도 프로니까 충분히 납득, 하지만 종목의 순수성(프로랑 안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일종의 낭만이랄까?)을 놓고 봤을때 맥그리거와 붙겠다는 그의 선택이 도전, 스포츠정신, 복싱의 발전과 관계가 있을까?

맥그리거는 UFC내에서의 업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종목의 역사와 규모, 의미에 있어서 메이웨더의 업적에는 비빌 수준도 못되지만 특유의 캐릭터와 트래쉬토크 및 공식적인 도발 등으로 경기를 성사시켰지. 덕분에 파이트머니는 수백배로 올랐고 관심의 수준도 그에 못지 않게 올랐어. 하지만 그가 기반으로 하고 있는 UFC에서 챔피언임에도 방어전을 치르지 않고, 생떼를 부리며 두 체급 동시석권을 관철(결과적으론 성공했지만 과정의 논란은 여전한), 2세 출산이라는 이유로 이례적인 휴직 등 지맘대로의 행보를 보인 것은 동종업계 종사자들의 지탄을 받기 충분하지. 이미 맥그리거와 유사한 과정을 노리는 UFC 랭커들의 움직임도 이해가 되는게 맥그리거라는 지맘대로 선례가 생겨버렸기 때문이지.

덧붙이자면 경기 당사자는 아니지만 데이나 화이트 UFC회장, 이 백돼지새끼의 탐욕과 편애도 한몫했지. 지금은 지분의 상당부분을 팔았고 경영담당자 수준이지만 이새끼는 UFC시작부터 철저히 비즈니스 관점에서 사업을 추구해왔기 때문에 스포츠맨십 따위는 없어. 뭐 이런점 때문에 UFC가 이정도까지 성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포츠로써 존중받고 성장했는지는 의문인게, 경쟁단체를 말려죽이고 약물선수에 대해 매우 관대하며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 관리에도 어느 종목보다 형편없지. 특히 철저히 인기 중심으로 운영하다보니 '좋은게 좋은거'고 추구해야 할 가치가 분명하지 않아져버린결과 맥그리거에 대한 무한버프에 목메달고 있는거지. 탐욕의 돼지새끼.



어느 영역에서 정점에 올라서면 설명이 무의미한 격차를 인정하게 되는데 이건 정말 극복하기 힘든 차이지. 재밌는건 그와 중에 격차를 인정하기보다 1/10이든 1/100이든 1/1000이든 이변에 주목해서 확대재생산 시키면서 자극을 주면 사람의 관심을 받게 되고 그만큼의 돈이 된다는 것. 이어질 수영과 자전거를 포기한 3종경기 선수가 육상에 올인해서 중장거리 선수를 이길 수 있을 확률처럼 이종격투기 선수가 권투선수에게 펀치로 이길 현격히 낮은 확률(이를테면 미친척한 초반 오버페이스나 안배하지 않는 스트로크를 통한 우연)을 부각 시켜서 돈을 만들어내는..이게 비겁한 것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역시'나 '기적'으로 간단하게 포장할 수 있는 반면에 결과에 따른 종목과 영역이 겪을 후폭풍과 혼란은 책임지지 않는다는거지.

고대의 무규칙 발리투도, 판크라스와 같은 격투기에서 파생해서 각자의 고유 영역으로 특화 발전해온 것이 현재의 고도화된 격투기 종목들임에도 그것을 역행, 아니 차라리 본연의 룰을 추구하면 모르겠지만 철저히 상업적 흥행과 당사자들의 부에 기댄 합의적 쇼는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여담이지만 메이웨더가 소득세 누락해서 돈이필요했다는 헤프닝은 이미 말이 안되기에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이 자식이 2년 전부터 호화 요트와 보트에 꽂혀서 일부 슈퍼카들을 정리한다는 정황이 있는데 본인의 취미에 들어갈 돈이 커졌다는 거. 맥그리거도 젋다고 어쩌고 하는데 이 자식도 이미 29살..정점이 얼마 안남았고 아일랜드 양아치에서 그래도 근성있게 성공한건 인정하지만 지극히 돈을 추구하는 성미로 볼 때 한탕 제대로 하려는 의도가 빤히 보여서 정떨어짐.

권투, 종합격투기, 방송 등의 종사자들이야 당장의 수익으로 이같은 매치에 반감을 드러내긴 어렵겠지만, 결국 이건 그냥 권투가 가지고 있는 시장성에 돈 필요한 인기높은 두 관심종자가 결과에 관심없고 자신의 영역에 배려따위 없이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저급한 쇼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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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 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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